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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대축 山天大畜 -집에서 밥 먹을 새가 없다

테스트 | 기사입력 2013/08/14 [16:47]

산천대축 山天大畜 -집에서 밥 먹을 새가 없다

테스트 | 입력 : 2013/08/14 [16:47]

산천대축 山天大畜

 

             

집에서 밥 먹을 새가 없다

 

하늘이 산 가운데 있고 물건이 산과 같이 흔들림 없이 견고하게 높이 쌓인 상이다. 안으로는 강건[健]하고 밖으로는 절제하는[止] 덕이 있어 독실한 괘이다. 사람이 학문과 도덕을 안으로 충실히 쌓아서 세상에 나가 큰일을 해야 하므로 집에서 밥 먹을 새가 없다. ‘하나라 우임금이 9년 홍수를 다스릴 때 집 앞을 세 번이나 지나면서도 들어가지 못했다[三過其門而不入]’는 고사도 있다. 이렇게 집에서 밥을 먹지 못할 정도 바쁘게 일하면 큰일을 해 낼 수 있다.

사람이 강건하고 독실하면 쌓은 것이 충실하고 빛이 나며 그 덕이 날로 새로워진다.

옛 성현들은 아름답고 착한 언행을 많이 익히고 그 덕을 쌓아 이루니[多識前言往行 以畜其德] 이것이 대축이다.

대축괘는 음양의 화합이 곧 저지가 된다. 저지하는 것을 괘의 덕으로 삼았다. 음효가 양효를 저지하고 양효는 양효와 오히려 어우러진다. 아래의 세 양효는 모두 저지당하고 위의 세 효는 저지한다[大畜 利貞 不家食 吉 利涉大川 剛健 篤實 輝光 日新其德].

건널 섭, 篤도타울 독, 輝빛날 휘

 

 

처음 얻은 양효 “가면 위험하다 그대로 있어라”

 

위로 올라 가야하는 데 넷째 음효가 저지하니 위에서 높은 자리를 차지한 기세를 어찌 대적할 수가 있겠는가. 겁 없이 올라가다 보면 위태롭다. 그 자리에 머물러야 이롭다[利已]. 넷째 효와 처음 효는 정응이 되어 서로 돕는 사이지만 대축괘에서는 서로 저지하는 것이 서로 응하는 방법이라 할 수 있다[有厲 利已].

그칠 이

 

둘째 양효 “수레의 바퀴가 벗겨진 것처럼”

 

수레의 바퀴 테가 벗겨지기라도 한 듯 스스로 정지한다. 밝은 지혜와 덕이 있어 수레의 바퀴를 움직이지 않게 하여 스스로 멈추어 버린다. 자신이 바퀴를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것은 중도를 지키기 위해서이다. 자신을 수양하면서 인군의 부름을 기다리는 것이 마치 강태공이 문왕을 기다리며 강가에서 낚시질 하는 때인 것 같다[輿說輹].

輿수레 여, 說벅길 탈, 輹복토 복

 

셋째 양효 “천리마를 타고 씽씽 나아간다”

 

이 효는 위 효와 양효끼리 서로 어우러져 천리마처럼 뛰는 듯이 잘 나아간다. 위 효가 셋째 효를 저지하지 않고 오히려 이끌어 주므로 나아가는 것이 좋은 말을 타고 가는 듯이 빠르다. 그러나 수레를 끌지 못하거나 호위하고 방어하는 법을 익히지 못하면 나아갈 수 없으니 날마다 익혀서 위 효의 뜻을 따라야 한다. 높이 날 수 있는 기회가 오면 그 방법은 스스로 노력하여 익혀야 한다. 재주가 없고 게으른 자는 기회가 와도 못 잡는 경우가 있다는 경계의 말이다[良馬逐 利艱貞 日閑輿衛 利有攸往].

쫓을 축, 艱어려울 간, 閑익힐 한, 衛지킬 위

 

넷째 음효 “어린 송아지는 부드럽게 막아라”

 

이 효는 대신의 자리로 아래의 처음 효를 저지하는 임무를 맡았다. 대신은 위로는 인군의 사심(邪心)을 저지하고 아래로는 백성들의 악을 저지하는데 처음 효는 사납지 않은 어린 송아지이고 뿔도 나기 전이니 저지하기가 쉽다. 막는 자도 힘이 안들고 저지당하는 자도 상하지 않아서 크게 길하다[童牛之牿 元吉].

빗장 곡/우리 곡

 

 

중심 음효 “거세된 돼지는 어금니를 쓰지 않으니 걱정없다”

 

인군의 자리이고 유순한 덕이 있으므로 돼지의 어금니처럼 단단한 둘째 효를 저지하는 데는 지혜 있고 요령 있게 대처해야 한다. 억지로 막아서는 안 된다. 유약한 인군이 지혜를 다하여 먼저 돼지를 거세시켜 힘을 약하게 하여 억센 어금니를 쓰지 못하게 한다. 멧돼지는 강하고 조급한 성질이 있으며 어금니는 날카롭기 때문이다. 세상의 악을 그치게 하는 데에도 힘으로 밀어 붙일 것이 아니라 근본을 알고 요령을 얻어서 근본적인 처방을 해야 한다. 그래서 이 효가 길함은 곧 나라의 경사이다[豶豕之牙 吉 六五之吉 有慶也].

불알깐돼지 분, 豕돼지 시, 牙어금니 아, 慶경사 경

 

위 양효 “오! 하늘의 거리로다 형통함이여”

 

구름과 새들이 왕래하는 하늘의 거리로다. 옛 성현들의 아름답고 선한 말을 많이 익혀 마음에 담아 차곡차곡 덕을 쌓아 도가 통한 군자가 되었다. 하늘의 뜻에 응하여 천리를 깨닫고 천도를 통하여 하늘위의 거리를 자유롭게 활보하니 크게 형통하다. 그동안 축적된 실력을 크게 발휘한다. 한 나라의 일로 보면 백성들이 안정되고 선비는 학문에 전념할 수 있어 훌륭한 인물이 많이 양성되는 시대이다[何天之衢 亨].

길 구

 

▼▲▼

대축은 크게 그치는 것으로 위에서 아래를 그치게 하는 내용이다. 나아감이 있으면 그침이 있으니 나아감만큼 중요한 것이 그침이다. 어떤 힘에 의해 저지당하고 그러는 동안 쌓아 두어야 하는 시기가 길어서 대축이 되었다.

처음 효는 힘이 약해서 나아가지 않아서 위태롭지 않았고 둘째 효는 스스로 그치는 지혜로 아예 수레바퀴를 빼 버렸다. 셋째 효는 좋은 말을 타고 날아가지만 배우고 익힐 것을 말했고 넷째 효는 아래를 저지하는 데 송아지의 빗장을 지르듯이 부드럽게 다루라고 했다. 중심 효는 멧돼지를 거세하여 억센 어금니를 못쓰게 하라고 했고 위 효는 아래가 그쳐 안정되니 대도를 행하는 대인군자가 하늘 거리를 활보하여 형통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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