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신문=김고구마] 국내 최초의 노마딕 시각예술축제로 주목받았던 ‘강원국제트리엔날레2021’이 40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7일 폐막했다. 강원도가 주최하고 (재)강원문화재단과 홍천군, 홍천문화재단이 공동주관하는 ‘강원국제트리엔날레2021’행사에는 총 39개국 104팀(작가)의 국내·외 작가(팀)가 구.탄약정비공장, 와동분교, 홍천미술관, 홍천중앙시장 일대에서 120여 작품을 선보였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문화 레거시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강원국제예술제, 강원트리엔날레가 첫 개최지 홍천에서의 완결행사인 강원국제트리엔날레2021을 성황리에 마쳤다. 강원국제예술제는 지역과 함께하는 시각예술행사로 참여적, 지속적, 공공예술적 행사 개최를 목표로 18개 시군을 3년 단위로 순회하는 행사다. 2019년 8월, 홍천 결운리 탄약정비공장과 와동분교를 공간으로 제시한 홍천군이 첫 개최지로 선정됐고 김영민 예술감독과 함께‘강원작가전 2019(풀 메탈 자켓, 자유와 관용의 딜레마-총알대신 물감)’전시를 열었다. 군 유휴공간의 재생을 통한 문화예술공간 구축 및 지역의 정체성 확립에 주안점을 둔 1차 연도 행사는 군.관.민, 주민이 함께 만들어 낸 지역 예술제의 모범 사례를 제시했다. 2차 연도 ‘강원키즈트리엔날레2020(그린 커넥션)’은 코로나 시국, 어린이 행사 개최에 대한 우려 속에서 열렸다. 한젬마 예술감독은 이러한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예술이라는 사명감으로 1만 3,859명의 관람객과 4만 회 이상의 온라인 방문, 540건의 언론 보도를 기록하며 국내 최초 어린이 시각예술축제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올 해‘강원국제트리엔날레2021(따스한 재생)’의 김성호 감독은 예술가들이 지역 속으로 들어가 가장 강원도적인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공을 들였다. 먼저 탄약을 나르던 컨베이어 벨트를 수리해 다시 움직이게 했고, 강원도민들의 생활유물을 전시하는 등 지역 재생을 실현하고 지역공동체 스스로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을 완성했다는 평을 받는다. 탄약정비공장에 내려앉은 16m 높이의 로켓 모양 키네틱 아트는 향후 홍천의 랜드마크로 역할을 지속한다. 네이버 평점 4.7(5.0만점)을 받은 리뷰 내용을 보면“옛 탄약정비공장을 이리 멋지게 재생했다니 멋지고 의미 있습니다”(ange****),“한 곳 한 곳 모두 정성이 가득찬 곳들이었습니다”(yunm*****),“매년 좋아지네요. 내년을 기약해 봅니다.”(wldo***) 등 호평이 이어졌다. 강원국제트리엔날레2021은 미술평론가 김성호 예술감독과 4개의 공간별로 8명의 기획자와 대륙 커미셔너, 역대 최다·최고 기획자가 구성됐고 39개국 139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대단위 국제 행사로 치러졌다. 국제전의 위상에 걸맞게 6대륙에 두루 포진한 해외 작가들의 참여가 눈에 띈다. 카이로 국제비엔날레, 이스탄불 비엔날레 등 참여했고 워싱턴 DC의 내셔널갤러리, LA 해머 미술관 등 세계 유수의 컬렉션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는 제니퍼 스타인캠프(미국)를 비롯해 베니스 비엔날레의 오메르페스트(이스라엘), 2019베를린 국제영화제 수상감독인 바바라 와그너와 벤자민 드 부르카(브라질&아일랜드), 뉴욕타임스, CNN, BBC에 보도된 조지 오소디(나이지리아), 영국 리버풀 비엔날레와 상하이 비엔날레 참여작가인 최우람(한국) 등 국제 무대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강원국제트리엔날레2021과 함께했다. 특히 태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작가 위타왓통키우는 태국 내 금서를 쌓아올린 설치미술 ‘해방기념비’를 출품해 태국의 민주주의 억압과 표현의 자유 문제를 고발했다. 이 밖에도 국제미술평론가협회(AICA), 한국영상학회와 공동으로 국제컨퍼런스를 열어 기술 발전에 따라 변화하는 현대 미술의 역할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한국미술평론가협회와 공동주관한 국내컨퍼런스‘포스트 팬데믹 시대, 에코-아트를 통한 지역 재생’도 충실한 자료집을 남겨 학술적 아카이브로서의 가치를 높였다. 김성호 예술감독은 “6대주의 39개국 유수의 작가들과 전시 주제와 부합하는 출품작으로 선보일 수 있었던 이유는 열정적으로 일해준 큐레이터와 운영실 직원들 덕분”이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따스한 휴머니티와 일상의 예술을 전하려는 소정의 목표를 어느정도 이룬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온·오프라인 전시로 관람객을 맞게 된 이번 행사는 코로나 19로 사전예약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주말의 경우 티켓팅이 시작되자마자 매진이 속출하면서 현장 예매 시스템을 병행, 방문객 모두 전시 관람이 가능하도록 운영했다. 개막 첫날 267명이었던 방문객 수는 맘 카페, 네이버 리뷰·평점(4.7/5.0) 등 입소문을 타면서 마지막 주말에는 4,053명이 다녀갔다. 오프라인 전시장 총 방문객은 1만 7,556명이다. 개방형 공간(시장, 거리)에서 펼쳐진 퍼포먼스 관람객 수는 공식 집계에서 제외했다. 4곳의 전시장을 소개하고 전체 104팀의 작품을 전부 업로드한 온라인 전시관(홈페이지)은 12,624명이 방문했고,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선보인 140여 개의 영상과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송출된 ‘온라인 개막식’,‘프레스콜’등은 채널 조회 수 15,257회, 노출수 10만 뷰를 기록하는 등 온·오프라인 모두 흥행을 거두었다. 또한 홍천 탄약정비공장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안에 구현했다. 코로나19 속에서도 MZ세대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새로운 시도로 미술작품을 가상공간 안에서 볼 수 있도록 제작했다. 올해는 군 유휴지인 탄약정비공장, 폐교인 와동분교, 상하수도사업소 건물을 리모델링한 홍천미술관 외에 홍천시장 옥상을 추가해 행사 규모를 키웠다. 특히 공간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주민과 함께하는 문화적 재생’을 통해 지역만의 고유한 특성이 담긴 장소로 만들었다. 우선 홍천의 역사와 문화, 일상을 발굴하는 홍천 예술가들의 모임 분홍공장과 시장 옥상공간을 꾸몄다. 정혜례나, 이호영, 양순영 지역 작가들과 함께 펼친 에코아트캠프를 통해 작가의 작품 창작 과정에 관람객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와동분교에 위치한 정태규 작가의 파빌리온형 건축물 ‘작물의 반영’은 전시 기간 동안 먹거리와 농산물을 판매하는 사랑방으로 자리했다. 이 작품도 와동분교에 영구 남아 활용될 예정이다. 와동리 부녀회의‘와동국수’, 강원도립대학교 바리스타제과제빵학과 학생들이 운영한 ‘따스한 재생’카페의 더덕, 옥수수 등 홍천 특산물 젤라또는 SNS에서 먼저 화제가 되었다. 이 학교 출신인 용진순(59세, 홍천군)씨는 “학교에서 행사하니까 오랜만에 고향 찾는 친구들이 많아서 반가웠다”라며 “내가 다니는 학교에서 일한다는게 뭉클하고, 우리 동네가 유명해지고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니까 기분이 좋다.”라고고 말했다. 행사 기간 동안 와동분교에서 도슨트로 활약해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던 최고령 도슨트 정순천(67세, 홍천군)씨는“아이들이 사라진 폐교를 문화예술공간으로 재창출한 데는 지역주민으로서 굉장히 고맙게 생각하고, 지역의 문화 활성화에 도움이 되었다.”라며 “주민들의 참여도가 굉장히 좋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주민들과 함께하는 문화공간으로 활용되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유료 입장객에게는 따스한지역사랑상품권 지급, 홍천중앙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연계하는 등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했다. 아울러 전시장 관리 인력을 마을 주민분들로 구성해 주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했다. 전시 폐막 1주일을 남기고 지난달 30일 세계적 인기를 끄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형식을 빌려 ‘와동분교 가을운동회’이벤트를 펼쳐 화제를 모았다. 와동분교가 폐교된 지 6년여 만에 수백 명의 어린이와 부모가 무궁화의 고장인 홍천에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딱지치기’,‘달고나 게임’등 추억의 게임을 즐겼다. 관람객들은 실제 드라마 출연자들이 받았던 초대 명함과 번호표를 받아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매주 토요일 저녁, 소수 인원만 모아 예술감독이 직접 전시장 도슨트를 진행하는 트리엔날레 나이트도 기존 비엔날레에서 경험하지 못한 특별 프로그램으로 호응을 얻었다. 신지희 강원국제예술제 운영실장은“강원트리엔날레는 예술적 담론 형성을 목표로 하는 기존 비엔날레와는 다소 맥을 달리한다”라며 “우리 행사가 예술을 매개로 지역민과 함께 일구어내는 시각예술 축제, 지역민의 참여와 지역 재생을 위한 마중물로서 역할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우리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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