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신문=홍길동 기자] “처음 자가격리 통보를 받았을 때는 너무 막막해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어요.”지난달 고양시 안심숙소인 동양인재개발원에 274번째로 입소한 초등학교 여교사 A씨는 자신의 경험에 대해 이같이 말문을 열었다. “집에는 고등학생 수험생 아들이 있지, 호텔이나 친척집에 가기도 민폐지. 다행히 안심숙소를 소개받아 안전하고 편하게 격리기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인터넷과 방음이 잘 돼 있어, 학생들을 위한 화상 수업 진행도 전혀 문제없었다”면서“학생들은 ‘밥은 어떻게 먹어요?’, ‘마스크는 왜 안 써요?’ 등 호기심을 보였으며, 우리 반 전체 아이들이 각 가정에서 자가격리 중이었기 때문에 ‘자가격리 안전수칙 교육’도 동지애를 느끼며 저절로 이뤄졌다”며 웃었다. 안심카(car), 안심콜(call) 등 안심시리즈로 K-방역의 선두주자로 호평 받은 고양시가 ‘안심숙소’를 활발히 운영하고 있어 화제다. 고양시(이재준 시장)는 지난해 9월 22일부터 운영 중인 ‘안심숙소’가 10개월째를 맞이했다고 27일 밝혔다. 안심숙소는 자가격리 기간 중 가족감염을 원천 차단키 위한 대책이다. 자가격리자로 통보받은 대상자가 다른 가족과 한 공간에서 생활할 경우 전파를 일으킬 수 있어, 대상자를 별도 숙소로 분리해 추가감염의 우려를 애초부터 막는다. 안심숙소는 입소가 절실한 자가격리자에게 우선 배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므로, 신청자 모두가 입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자가격리 대상자가 되면 보건소 담당자와의 통화를 통해 자가격리 수칙에 대해 안내를 받게 된다. 이 과정에서 담당자는 대상자가 다른 가족과 생활공간 분리가 불가능하거나, 가족 구성원이 많아 격리 중 전파 위험이 크다고 판단되면 안심숙소에 입소하도록 안내한다. 물론 대상자 본인이 요청하는 경우에도 보건소를 통해 안심숙소 입소 가능여부에 대해 안내 받을 수 있다. ◆ 총 네 곳에서 안심숙소 운영돼…이용자 편의도 적극 반영 고양시에서는 현재까지 △킨텍스 카라반 △중부대학교 기숙사 △동양인재개발원 △NH인재원 등 총 네 곳의 안심숙소를 운영해 왔다. 현재 운영 중인 안심숙소는 △킨텍스 카라반과 △NH인재원이다. 작년 9월 22일 킨텍스 캠핑장 내 16대 카라반을 이용, 개인별 공간을 확보해 자가격리자 대상 ‘안심숙소’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용량이 많아 다음 달 곧바로 20대 카라반을 추가 설치했다. 지난 22일까지 총 237명이 이용했으며 12명이 자가격리 중 확진 판정됐다. 올 2월부터는 36대 중 5대의 카라반을 ‘해외입국자 대상 안심숙소’로 활용중이다. 총 175명이 이용했으며 이 중 3명이 확진 판정 됐다. 고양시 소재인 중부대학교와의 협의로 작년 12월에는 전국 최초로 대학교 기숙사를 활용한 자가격리 시설을 101실 확보했다. 올 2월까지 이용자는 총 206명으로 그 중 확진자는 15명 발생했다. 동양인재개발원에는 올 2월부터 이달 9일까지 36실을 확보해 운영했다. 총 312명이 이용했고 이 중 22명이 확진됐다. 이곳은 최근 확진자 증가 추세에 따라 10일부터 ‘생활치료센터’로 전환됐다. 시는 동양인재개발원이 생활치료센터로 전환됨에 따라 안심숙소 부족을 고려해 NH인재원 내 47개실을 확보, 지난 9일부터 운영에 돌입했다. 지난 22일까지 총 54명이 이용하고 확진자는 3명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안심숙소 대상자의 입소와 관리는 현재 전면 비대면으로 진행되고 있다. 자택에서 출발해 안심숙소에 도착하기까지는 ‘방역택시 또는 자차’로 이동한다. 숙소에 도착해 본인확인과 호실 배정 등도 모두 공용휴대폰과 안내 유도선 등을 활용한다. 또, 숙소 내 감염전파 예방을 위해 복도 등 정기적인 방역소독과 개별 냉방을 실시하고 있다. 방역 관리 직원들과의 연락도 휴대폰을 이용, 퇴소 시까지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킨다. 안심숙소로는 개인 화장실이 딸린 1인실 배정이 기본이다. 가족과 함께 머물러야 하는 경우 2인실도 가능하다. TV, 냉장고 등 비품과 냉‧난방시설 등을 확보, 도시락과 간식 등 각종 물품도 제공되며 인터넷과 택배 이용도 가능하다. 중부대학교 기숙사에는 TV가 설치돼있지 않아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시에서 개인 PC를 각각 설치했다. 안심숙소 관련 모든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된다. ◆ 감사편지 남긴 이용자들 많아…‘편리하고 안심됐다’후기 다수 “자녀의 자가격리에 도움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대가족인데다 자녀가 여럿이라 안심숙소에 입소하게 됐다.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서도 맡겨진 임무들을 잘 감당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지난 23일 NH인재원 안심숙소 출입구에는 이 같은 감사 편지가 놓였다. 편지에 나온 자녀는 약 2주 전 자가격리 통보를 받고 가족 간 전파를 예방하기 위해 고양시에서 운영 중인 NH인재원 안심숙소에 머물렀다. 격리해제 전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무사히 귀가 조치됐다. “안심숙소 덕분에 귀국하자마자 고국을 느끼며 잘 머물다 갑니다. 고양시의 선제적인 방역체계에서 많은 걸 배웁니다” B씨는 이 같은 쪽지를 고양시 안심숙소로 운영된 중부대학교 기숙사에 남기고 갔다. 그는 올 초 해외에서 입국하며 가족 감염을 막기 위해 고양시에서 운영 중인 ‘안심숙소’에 하루 동안 머문 뒤 음성결과를 확인 후 안심하며 퇴소했다. “고양시민으로서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남은 기간도 자가격리 잘 임하겠습니다. 모두 건강하세요, 고양시 최고!” 젊은 여성이 쓴 정갈한 쪽지도 눈에 띈다. 도시관리공사 박영원 재난안전팀장은 “안심숙소를 관리하며 기억에 남는 일들이 많다” 면서 “그 중 고시원 집단 감염 때 입소하신 분들이 도시락이 너무 맛있다며 2개씩 넣어줄 수 있냐고 묻던 일과 해외에서 입국한 외국인 노동자들과 소통을 위해 번역 앱을 활용해가며 의사소통했던 일도 있었다”고 술회했다. 이어, “한번은 술과 담배를 반입하려다 적발돼 반입시켜주지 않자, 불을 지르겠다고 협박하고 경찰을 부르는 등 소란을 일으킨 분도 계셨다”면서, “이런 분들이 만약 자택에서 자가격리 했을 경우 격리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지역사회에 치명적인 감염의 원인을 초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안심숙소 이용 시 확진도 1명으로 끝나…가족, 사회확산 차단 잡히는가 싶었던 코로나19가 지난달부터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여기에는 지난 달 부터 고개를 든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도화선이 됐다. 미 보건 당국은 지난 23일 ‘델타 변이는 사상 최강 전염력을 지닌 호흡기 질환 중 하나’라고 발표했다. CNBC는 델타변이 바이러스는 변이 전 바이러스 보다 최대 1천배나 많은 바이러스를 지니게 해 전염력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지난 25일까지 종료 예정이었던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는 내달 8일까지 연장됐다. 23일 열린 중대본 회의에는 ‘3차 유행 당시 일 평균 확진자 수는 약 660명 수준이었던 것에 비해 지금은 1천 410명(7.7.~22.)으로 그 규모가 2배 이상으로 큰 상황’이라는 내용이 전달됐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우리 안심숙소 내 자가격리자 중에서도 확진자는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고, 최근 델타 변이 등으로 확진 비율은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밝히고 “안심숙소를 이용한 덕택에 확진은 본인 하나로 끝이 났지만, 만약 안심숙소가 없었더라면 무방비로 노출된 가족에게 2차 감염을 일으키고 이를 통한 사회적 확산의 불쏘시개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시에서는 안심숙소를 통한 방역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만큼, 이러한 안심숙소가 전국적으로 확산돼 ‘사랑하는 가족을 감염으로부터 지켜내고, 소중한 일상회복을 하루빨리 앞당길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달 발생한 고양시 확진자의 전체 482명 중 27.2%인 131명이 가족 간 감염이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작권자 ⓒ 우리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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