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신문=홍길동 기자] # 파주시 교하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50대 김모 씨. 1년 전만 해도 직원과 아르바이트생 등 2명이 근무했지만, 지금은 주인 홀로 빈 가게를 지키고 있다. 그동안은 코로나19로 입은 손해를 전년도 수입으로 유지해 왔지만, 연말부터는 이마저도 버겁다. 저녁 장사가 매출의 대부분인 김씨네 가게는 정부의 방역지침이 강화되면서 21시 이후 매출이 거의 없다. 앞이 막막하던 찰나, 파주시로부터 긴급생활안정지원금 100만원을 받았다. 원망할 데가 없어 더욱 답답했다는 김씨, 당장 납부해야 할 세금과 식자재 구입 등 정말 요긴하게 썼다며 연신 감사함을 표했다. 이는 비단 김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1년이 넘도록 계속된 코로나19 사태로 지칠대로 지친 김씨는 주변 상인 셋 중 하나는 폐업했을 정도로 다들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 누구도 원망할 수 없어 더 힘들기만 한 소상공인들을 위해 파주시가 긴급 생활안정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경기도에서는 가장 빨리 추가 지원을 결정했다. 특히 이번에는 지원 대상을 확대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코로나19 피해 긴급 생활안정지원금 지급은 파주시가 새해 가장 먼저 시행한 정책 중 하나다. 1월 5일부터 파주시 관내 소상공인과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법인·개인 택시종사자를 대상으로 지원금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소상공인은 사업체 당 100만원을 정액으로 지급하고, 특수형태근로자와 법인개인택시종사자도 50만원씩 정액 지급하는 등 총 28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했다. 보험설계사나 학습지교사, 대리운전기사, 방문판매원, 대여제품 점검원, 방문교사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들은 직업 특성상 대면이 불가피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실직이 더 많았다. 하지만 그동안 지원을 받지 못한 사실상 사각지대였던 만큼 파주시는 이들을 이번 지원 대상에 포함시켰다. 또 지원받는 소상공인의 기준도 확대됐다. 지난해보다 매출액 기준이나 감소폭이 완화된 것이다. 기존에는 매출 10억 이하 소상공인 중에서 전년도 월평균 매출액보다 매출 10% 감소가 입증돼야 지원금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는 ▲매출액이 3억원 이하거나 ▲3억 초과~5억 이하인 소상공인 중 매출액 5% 이상 감소 ▲전년도에 창업을 해 매출이 3억원 이하인 경우 등도 지급조건에 해당된다. 이미 1만6,141건의 긴급생활안정지원금 신청이 접수됐으며, 이중 소상공인이 75.9%인 1만2,164건,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16.9%인 2,796건, 택시종사자가 7%인 939건, 버스종사자 242건 등으로 집계됐다. 이중 1만4,235건은 최종적으로 지원금을 지급하도록 결정돼 총 123억4,900만원이 지급됐다(2월 16일 기준). 하지만 파주시는 더 많은 상공인들이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당초 설 명절 전까지였던 지원금 신청기한을 3월 말까지로 연장하기로 했다. ■ 코로나19로 바뀐 소비패턴, 파주시 특급서비스로 잡아 # “요즘 다들 파주페이 쓰지 않나요? 50만원 충전하면 5만원이 더 입금되잖아요. 특히 ‘배달특급’으로 음식을 주문하면 10% 할인도 돼요. 운이 좋으면 5% 쿠폰에 이벤트로 20% 추가 할인까지 받을 수 있어요. 코로나19로 외식은 못하고, 매번 음식을 만들기는 힘들어서 배달을 시키는데 배달료에 음식값 부담도 계속 커졌어요. 그런데 파주페이로 배달특급을 쓰고 나니 너무 좋아요.” 파주시 금촌동에 사는 30대 이모 씨는 최근 배o의 민족이나 요ㅇㅇ같은 민간 배달앱 대신 ‘배달특급’을 더 자주 이용한다.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은 소상공인 및 소비자 등의 수수료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경기도가 도입한 광고비없는 수수료 1%대 배달서비스다. 지난해 12월부터 파주시를 비롯한 화성시, 오산시 등 3개 지역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다. 파주시는 총 1,397개 가맹점을 확보하고 자체적으로 출시기념 쿠폰을 지급하는 등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그 결과, 시민들 반응은 뜨거웠다. 배달특급 서비스를 시행한 지 한 달만에 11만명이 가입했고, 거래액만 3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한 달간 재 주문율은 50%를 넘는 등 지역주민들에게는 필수 배달앱으로 자리매김을 했다. 무엇보다 배달특급은 코로나19로 방문고객이 줄어든 소상공인들에게 또 다른 탈출구가 되고 있다. 최근 포장이나 배달서비스를 새롭게 시작하려는 상인들에게 배달대행수수료는 적잖은 부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식당을 운영하는 사장 최 모씨는 12월 한 달 간 배달특급을 이용하고 8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대신 수수료로 8만원을 지불했다. 만약 기존대로 민간 배달업체를 이용했다면 수수료만 100만원에 광고비는 추가로 부담했을 것이다. 최씨는 “우리 가게가 잘되는 걸 보고 다른 식당들도 배달특급에 가입했다”며 “배달특급이 수익을 늘려주는 것뿐만 아니라, 코로나19로 어려운 이 시기를 잘 극복하게 해줄 것이라는 희망을 줬다”고 말했다. 파주에는 배달특급 못잖은 특별한 서비스가 또 있다. 다양한 전통시장을 손바닥 안에서 구경하고, 다양한 먹거리를 구입할 수 있는 ‘온라인 장보기서비스’다. 지난해 12월 29일부터 금촌전통시장에서 시행되고 있는 ‘동네시장 장보기’ 배달서비스는 금촌전통시장 7개 점포에서 판매되는 96개 품목을 ‘네이버 전통시장 장보기’를 통해 주문하는 서비스다. 신선한 식재료부터 반찬, 음식, 떡과 같은 먹거리를 금촌동, 금릉동, 아동동, 야동동, 검산동 등까지 배달이 되기 때문에 평소 즐겨 찾던 시장 단골집 음식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장단콩 청국장, 모랑떡 등 원하는 음식을 평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 공휴일은 다음날 오후 1시까지 1만5,000원어치 이상 주문하면 2시간 이내에 배송된다. 배달료 4,000원이면 당일 만든 신선한 음식을 집에서 받아볼 수 있다. 금촌전통시장 상인회 매니저는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주문이 조금씩 늘고 있다. 신선식품 등 참여 점포가 다양해지고 배송지역도 확대되면 코로나19 시대에 전통시장 활성화의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며 “많은 시민들이 애용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파주시는 공공배달앱과 전통시장 온라인 장보기서비스 등 배달서비스가 상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하고 문산자유시장 등 관내 전통시장으로 온라인 장보기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 소상공인부터 중소기업까지 대출담보에 이자지원 확대 코로나19로 손님 발길은 끊겨도 가게 문을 닫을 수 없는 소상공인을 위해 파주시가 운전자금도 지원하고 있다. 당장 식재료 구입이나 고정 비용때문에 현금이 필요하지만, 대출받을 담보가 없다면 파주시가 보증서를 발급하고 대출 이자 차액을 지원하는 것이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신용등급이 낮아진 소상공인들을 위해 특례보증 지원액 한도 및 지원규모를 확대하는 등 지원을 강화했다. 특례보증은 담보력이 부족해 융자를 받기 어려운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에게 특례보증서를 발급해주는 제도다. 이 보증서를 받은 소상공인은 협약 은행에서 업체당 5,000만원 한도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중소기업은 3억원까지 자금을 융자할 수 있다. 파주시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해에 무려 28억원이라는 예산을 긴급 투입해 1,179개 업체에게 총 227억원에 달하는 특례보증을 지원했다. 해마다 소상공인을 위해 특례보증을 해왔지만, 전년도인 2019년만 하더라도 5억원의 예산으로 296개 업체가 50억원 규모의 보증을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규모다. 시는 올해도 코로나19로 인한 소상공인의 자금난이 계속될 것을 우려, 지난해 특례보증 예산 이월금 5억여원과 별도로 1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고 총 153억원 규모의 특례보증을 지원한다. 대략 800여개 소상공인이 보증을 받을 수 있는 규모다. 뿐만 아니라 특례보증 지원과 연계해 은행대출 금리 중 일부(2%)도 지원한다. 올해 이자차액보전(이차보전) 지원규모는 총 80억원으로, 2,000여개 업체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도 역시 특례보증을 받은 소상공인 중에서 1,576개 업체가 3억3,400만원의 이차보전 지원을 받았다. 최근 3년간 파주시가 특례보증에 지원한 예산은 총 36억원으로 1,636개 업체가 혜택을 받았고, 같은 기간 이차보전은 6억6,600만원의 예산이 2,855개 업체에게 지원됐다. 파주시는 소상공인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특히, 올해는 파주지역에서 코로나19로 매출이 10% 이상 감소한 중소기업이 있다면 언제든지 이자 차액 지원을 신청받는다. 일반 기업도 이차보전 지원금 신청 횟수가 2회에서 4회로 늘어 났다. 총 지원 예산도 전년도 13억5,000만원에서 올해 18억원으로 33.3% 늘렸다. 기존에 지원받은 기업(356개소, 857억원)을 포함해 올해만 208개 기업이 신규로 495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는 규모다. 기술력은 있지만 담보가 없어서 재정적으로 어려운 기업체는 3억원 내에서 특례보증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이를 위해 파주시는 올해 12억원의 출연금을 책정했다. 이는 34개 업체가 지원받을 수 있는 규모다. 시는 해마다 관내 중소기업의 경영안정을 위해 운전자금 특례보증 출연금과 이차보전 예산을 확대하고 있다. 4년 전인 2018년에만 해도 이차보전 예산액은 7억원으로 184개 업체에서 380억원을 융자 받았다. 매년 150여개 이상 업체가 지원을 받았고, 신규로 지원받는 업체수는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해만 신규 지원업체 수는 261개소로, 2018년 33개소에서 7배가 늘었다. 융자금 역시 같은 기간 60억원에서 708억원으로 11배 이상 늘었다. 특례보증도 2018년에는 출연금이 4억원에서 지난해 12억원으로 3배 늘었으며 올해도 현 수준을 유지할 예정이다. 최근 3년간 이같은 특례보증 지원을 받은 업체수는 총 90개소로 매년 30개소가 지원을 받았고 누적 출연금은 총 23억원이다. 같은 기간 이차보전금 총 예산은 28억원이며 962개소가 지원을 받았다. 이에 대해 특례보증서를 발급하는 경기신용보증재단(이하 경기신보)은 특례보증 출연실적이 우수한 지자체라고 판단하고 감사패를 수여했다. 이로써 파주시 기업은 기업신용평가(NCCRS)시 3점 가점을 받고, 85%대의 보증비율이 적용되는 보증상품을 90%로 상향된 비율이 적용되는 혜택도 제공된다. 파주시는 이외에도 지난해 카드형 지역화폐인 ‘파주페이’를 통해 지역 내 자금 사용을 유도해 소상공인 및 지역 상권 소비를 활성화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에만 594억원 상당의 파주페이가 발행됐으며, 결제된 548억원 중 21%는 ‘한식’, 7.8%는 ‘편의점’, 7.3%는 ‘보습학원’ 등 주변 상권에서 주로 이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파주시는 올해도 특별할인 10%를 포함해 총 610억원 상당의 파주페이를 발행하고 공공배달앱 인센티브 지급 및 다양한 홍보 등을 통해 이용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금촌통일시장 전광판 유지보수, 문산자유시장 DMZ 무료 투어, 전통시장 노후시설 개선, 지역사랑상품권 발행, 전통시장 특화 사업 등 지속적으로 지원해 나갈 방침이다. <저작권자 ⓒ 우리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
인기기사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