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신문=진금하] 6.25전쟁 당시 실종된 미군 장병의 유해를 찾아달라는 한 초등학생이 쓴 손 편지가 유해를 발굴하는 장병의 지갑 속에 보관되고 미국에 있는 유가족까지 감사 편지를 보내는 등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감동의 주인공은 유아진(왜관초·5) 학생으로 낙동강 방어선 전투에서 실종된 미 육군 중위 제임스 엘리엇(James Elliot)의 유해를 찾아달라며 백선기 칠곡군수에게 손 편지를 보냈다. 아진 학생이 손 편지 쓰게 된 계기는 호국의 다리 인근에서 엘리엇 중위와 유가족의 안타까운 사연이 적혀있는 추모 기념판을 접하고 나서다. 엘리엇 중위는 1950년 8월 호국의 다리 인근에서 야간 작전 중 실종됐다. 그의 부인은 평생 남편을 기다리다 2014년 암으로 숨졌고 자녀들은 어머니의 유해 일부를 작은 유리병에 담아 호국의 다리 아래 낙동강에 뿌려 부모님의 사후 재회를 도왔다.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자 백선기 군수는 2018년 10월에 열린 낙동강세계평화 문화대축전에 엘리엇 중위의 아들과 딸을 초청해 명예 군민증을 수여했다. 엘리엇 중위의 딸인 조르자 레이번 씨는 한 줌의 유해라도 돌아오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실종 장병의 귀환을 염원하는 검은 깃발을 지금도 집 앞에 걸어두고 있다. 아진 학생은 “칠순이 넘은 아들과 딸이 아직도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이 너무나 안타까워 편지를 작성했다”며“우리 지역에서도 유해발굴을 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엘리엇 중위님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편지를 받은 백 군수는 칠곡군 지역의 유해 발굴을 담당하고 있는 김동수 육군 보병50사단장과 칠곡대대장 정주영 중령에게 아진 양의 편지를 전달했다. 백 군수는 “6.25전쟁이 발발한지 70년이 지났지만 멀리 타국에 살고 있는 백발의 노인까지도 실종 장병 유해를 찾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며“코로나와 폭염으로 힘든 상황이지만 한 분이라도 더 가족의 품에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줄 것”을 당부했다. 칠곡군에서 유해발굴작업에 참가하고 있는 50사단 낙동강여단 예하의 칠곡대대의 한 장병은 사명감과 책임감을 잊지 않기 위해 아진 학생의 손 편지를 복사해 지갑에 보관하고 있다. 정주영 칠곡대대장은“편지를 읽고 있으면 수많은 호국영령과 유가족의 아픔이 느껴진다”며“붉은 선혈을 뚝뚝 흘리며 꽃처럼 산화한 애국용사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유해발굴 작업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SNS를 통해 아진 학생의 편지를 알게 된 조르자 씨는 지난달 30일 감사 편지를 보냈다. 조르자 씨는 “편지를 작성한 아진이가 너무 고맙고 한국을 방문하면 꼭 만나서 안아주고 싶다”며“대한민국을 위한 아버지의 숭고한 희생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우리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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