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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위로 의자 드는 벌 서는데도 ‘웃음’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16/07/03 [13:15]

머리위로 의자 드는 벌 서는데도 ‘웃음’

추광규 기자 | 입력 : 2016/07/03 [13:15]

 

[신문고뉴스] 추광규 기자 = 두 명의 초등학생이 무릎을 꿇은채 의자를 머리위로 들고 벌을 받고 있는데 이를 바라보는 아이 엄마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흐르고 있습니다. 또 이를 바라보던 친구들은 박장대소를 하고 있습니다. 명백한 아동학대 일 것 같은 장면인데도 유쾌함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지난 3일(일) 오후 김포 ‘덕포진 교육박물관’의 문화교실에서 진행된 ‘옛날 교과서 수업’의 모습이었습니다. 수업은 관장이기도 한 김동선 선생님(76)이 맡았습니다. 앞서 진행된 1교시는 부인 이인숙 관장(70)의 ‘풍금 노래수업’이었습니다.

 

초등학생 아이들이 벌을 받으면서도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수업을 진행했던 관장 김동선 선생님과의 일문일답 입니다.

 

 

▲부인 이인숙 관장(70)의 ‘풍금 노래수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 추광규 기자    

 

 

-덕포진 교육박물관은 언제 문을 여셨는가요. 그리고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는가요?
“20년 전인 1996년 시작되었습니다. 교육박물관을 시작한 것은 저도 교직에 있으면서 역사교육 문화교육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화여대 사범대 교육과를 졸업한 후 교단을 지키던 집 사람이 우연한 사고로 눈이 힘들어지면서 더 이상 설 수 없게 되어 무척이나 힘들어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아내에게 사표를 내도 학생들을 다시 만나게 해주겠다고 약속하면서 이를 지키기 위해 시작된 것입니다.”

 

-교육박물관에 상당히 많은 전시물이 있는데 어떻게 수집을 하게 되었는지요.
“저는 교직에 있으면서도 연구목적으로 많이 수집하고 있었습니다. 아내에게 약속을 한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3년 동안 전국을 누비면서 전시물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기증도 많이 받았습니다.

 

자료를 모으는데는 많은 돈이 안 들어 갔습니다. 하지만 건물 짓고 전시 하는데 돈이 많이 들어갔습니다. 당시 9억원 정도가 들어갔답니다. 지금 귀하게 대접 받고 있는 각종 전시물 등은 그 당시만 해도 버리는 것들이었는데 지금은 보물이 되었습니다. 여기서는 유물이 오히려 값나가고 비싼걸 따지는 것이 아니라 희귀성이 있는 것에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고물이 보물이 된 것이지요.(웃음)"

 

-전시물을 수집하면서 많은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은데요.
“(웃음)저희가 국립중앙박물관 DB에 입력한 것이 공식적으로 2500여점인데 나머지 책이라든지 잡다한 자료를 다 따지면 7000여점이 되는 것 같습니다. 값 비싼 도자기라든지 그런 것 보다는 책보나 옛날도시락 학용품 교복 이런 것을 더 귀한 걸로 봅니다. 

 

어느 학교 창고를 뒤졌더니 옛날 책상 2개가 남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트럭에 그것만 싣고 올 수 없어서 그날은 그냥 오고 며칠 후 다시 가보니 불태워 없애 버렸습니다.

 

한 초등학교가 낡아서 재건축이 결정되어 철거를 한다고 하기에 찾아가서 여기저기 뒤지다 보니 계단이 있는데 그 밑에 먼지를 잔뜩 쓰고 있는 풍금을 발견했습니다. 먼지를 닦아내고 살펴보니 일본제 풍금이었습니다. 일제시대때 사용하던 풍금인데 귀한 보물을 우연하게 발견하게 된것이지요.
 
어느 날은 어떤 분이 상자를 들고 와서 기증하겠다고 해서 열어봤더니 자기는 물론이고 자녀들이 배운 교과서를 고스란히 모은 것이었습니다. 그 중 몇몇 옛날 교과서는 지금 구할려고 해도 도저히 구할 수 없는 희귀한 것이었습니다.”

 

 

▲김동선 선생님이 철거직전 한 초등학교에서 가져온 풍금에 얽힌 사연을 말하고 있습니다.      © 추광규 기자


 

-교육박물관이 내세우는 프로그램은 어떤 것이 있나요?
“우리 모두는 학교를 다녔습니다. 학교를 다녔던 시절에 음악을 통해서 많은 기억들이 남아 있는데 추억의 동요를 함께 부르면서 그 배경을 얘기해주면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되살려 주게 되고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과거를 돌아보고 앞으로 자신에게 펼쳐질 미래를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옛날 교과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한 각종 전시물을 자랑으로 생각합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과거를 돌아 봐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이곳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아빠 엄마가 사용하던 책 가방은 이렇게 생겼구나생각 하게 하고, 책가방 대신에 책보도 맸구나하는 등의 잠깐이라고 과거를 들여다 보는 시간을 가지라는 것이지요.”

 

-사립박물관을 운영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수입이 적다는데 고민이 있습니다. 저희 교육박물관의 경우 그 전에는 많이 왔었는데 지금은 년 3만 명에 그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800원 단체는 800원 밖에 못 받는데 여기에 초등학교는 무료가 많습니다. 노인 분들은 또 노인까지 받는냐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수입이 년 3000만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아끼고 아껴 쓴다고 해도 전기료와 시설 보수비등을 합해 1000여만 원을 들어가야만 합니다.

 

직원이 3명으로 학예사 교육사 문화예술사 등이 있습니다. 저희 아들이 학예사로 합격을 해서 제가 오라고 설득해서 지금 와있기는 합니다만 수입이 적으니 고민이 많습니다.

 

문제는 건물이 지은 지 20년이 되다보니 자꾸 노후 되고 있는 점입니다. 보수도 하고 계속 손을 봐야 하는데 예산이 없으니 손을 놓고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초창기에는 가지고 있던 돈을 투입 해서 했는데 이제 그런 돈도 없고 재투입을 할 수 있는 예산이 없다는 것입니다. 결국에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사립박물관이 힘든 곳이 많습니다,"

 

-사립 교육박물관을 하시면서 보람된 점도 많으실 것 같은데요
“그렇지요, 특히 나이가 조금 드신 분들은 옛날 생각하면서 울고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도시락이 생각난다면서 눈물을 흘리곤 합니다. 저희 교육박물관이 사람을 감동시키고 있는 것이지요. 여기에 아이들에게 옛날에는 이렇게 어려웠다는 점을 불어넣어주면서 물건을 아끼는 마음이 생기게 하는 것 같습니다."

 

또 여기에 요즈음 아이들에게는 인내심 절약심 인성교육 부족한 것 같은데 3층까지 관람하고 나면 인성교육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실제 어느 부모님은 아이들을 한번만 데리고 온 게 아니고 여기에 왔다 간 다음에 달라졌다면서 한참 있다고 오시더니 또 오시더군요. 그런점에서 보람을 느낀 답니다.(웃음)"

 

-교육박물관을 어떻게 발전시키고 싶으신가요?
“제 기본적으로는 깁포시나 국가에 전시물을 기증하고 싶습니다. 전임 시장시절 ‘외부에서 온 손님들이 이걸 보려고 하는데 기증을 해주면 김포시에서 다시 만들겠다’고 제안한 적이 있습니다.

 

저는 고민을 거듭하다 기증을 결심한 후 저의 생각을 전했습니다. 그러자 해당 국장 과장이 뻔질나게 오면서 약속대로 진행되느냐고 수시로 묻고 하던데 ‘부지가 없다’는 이유를 들면서 차일피일 미루더군요. 그러더니 결국 지난 지방선거에서 전임 시장이 재임에 실패 한 후 없던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어렵게 결심하고 말을 했던 것인데 참으로 많은 실망이 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제 생각은 제가 모은 전시물과 기증을 해주신 많은 분들의 뜻이 있으니 김포시나 아니면 국가에 기증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 수업이 진행되는 옛날교실 입니다.     © 추광규 기자

 

 

덕포진 교육박물관에는 어떤 전시물이 있을까?

 

덕포진 교육박물관은 크게 1층은 인성교육관, 2층 사료관, 3층 농경문화관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1층 인성교육관에는 지금은 보기 힘든 주물난로가 교실 한 가운데 있는 60년대 당시 초등학교를 복원해 놓은 옛날 교실과 교육실 문화교육실 청소년 단체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방문객들은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들이 직접 썼던 손때 묻은 물건들을 보면서 어른들에게는 향수를 아이들에게는 자신들의 뿌리를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주요전시품은 60년대 교실, 딱지, 교복, 책가방, 사모관대 등잔, 풍금, 화폐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 교육 박물관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우측에 있는 60년대 우리네 방을 재현해 놓은 모습이 시선을 사로 잡습니다.      © 추광규 기자

 

▲교육 박물관 전시물 입니다. 70년대 학교에서 사용하던 뜀틀 입니다.      © 추광규 기자

 

 

▲삼색 운동화가 눈길을 끕니다. 70년대 가장 고급 운동화 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 추광규 기자

 

  

2층 사료관에는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후 6.25 동란을 거치면서 1차에서 7차 교육 과정에 이르기까지 우리 교육의 발자취를 뒤돌아 볼 수 있는 전시관으로 각 시대 별 교육 사료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가사실 등 교과별 전시실도 있으며 특별 기획실에는 매년 새로운 테마의 기획전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주요 전시물은 서당, 교과서, 악기, 미술도구, 붓, 인형, 봉급명세서, 상장, 성적표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 88올림픽 당시 포스터 입니다. © 추광규 기자   

 

 

3층 농경문화관에는 불과 3~40년 전만 해도 열집에 일곱 여덟집은 농사를 지었던 만큼 우리 민족은 농경사회에 그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지금은 볼 수 없는 옛농기구를 보며 우리 조상들의 근면성과 삶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전시관입니다. 주요 전시물은 풍구 도롱이 탈곡기 무자위 낫 어리똥장군 괭이 허수아비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3층 농경문화관에 전시되어 있는 가마니 짜기 기계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가마니라는 말 조차 모를 것 같습니다.      © 추광규 기자

 

 

김포시, 지역관광 활성화 의욕적 추진

 

기자의 이날 덕포진 교육박물관 방문은 김포시가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인 ‘김포평화문화여행’ 팸투어 때문이었습니다. 이 상품은 내국인을 대상으로 하며 코스에는 남북 분단 현실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애기봉’, 세계유일의 분단을 주제로 한 ‘김포조각공원’, 조선시대의 DMZ격인 ‘덕포진’, 그리고 ‘덕포진 교육박물관’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애기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개풍군. 멀리보이는 산이 23km 떨어져 있는 송악산 입니다.

 

 

김포시는 한 해 350만명의 관광객이 몰려드는 인천 강화군으로 가는 길목 역할에서 벗어나 볼거리, 먹을 거리를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포평화문화여행’은 김포시가 DMZ관광 주식회사와 함께 추진중인 사업입니다. 이날 팸투어에는 대통령비서실 박강섭 관광진흥비서관등 관계 기관 실무자들이 참여해 행사를 점검했습니다.

 

▲ 애기봉에서 바라본 조강 입니다. 좌측은 북측 개풍군 입니다. 우측은 김포시 입니다.

 

 

앞서 김포시는 지난 4월 15일 경기관광공사와 여행사 하나투어 본사 인력을 김포시로 초청해 호텔과 대명항, 애기봉 등 관광지 그리고 장기.모아 패션아울렛, 김포인삼센터 등에 대한 현지실사를 실시했습니다.

 

이와 함께 경기관광공사와 함께 베트남의료관광 팸투어 김포 유치도 추진 중에 있습니다. ‘현대프리미엄 아울렛과 해산물 투어’를 올 7월부터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연중 실시합니다.

 

김포시는 이 같은 관광정책이 성공적으로 추진된다면 외국관광객 유치로 지역의 소득향상은 물론 글로벌관광 인프라 구축 등의 경제적 효과는 물론 김포시에 대한 지명도, 브랜드 가치 상승 및 관광상품의 랜드마크 역할을 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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